Report: 나와 코헤이의 거대 야외조각 《Manifold(매니폴드)》 완성기념 오프닝


이하늘

폭발할 것 같은 위압감이 느껴지다가 한편으로는 하늘에 뜬 구름처럼 부드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2개의 물체가 춤을 추는 것 처럼도 느껴지는 거대한 조형물. 높이 13미터, 폭 15미터, 총 무게가 약 26.5톤에 이르는 감히 건축물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스케일. 이것은 일본의 조각가, 나와 코헤이가 약 1000일의 시간을 들여 제작한, 알루미늄을 소재로 한 야외조각이다.

“Manifold” 2013
aluminum and paint
Collection of ARARIO Corporation
Production management : SCAI THE BATHHOUSE
Construction management : Flat Ltd.
Photo : Nobutada OMOTE|SANDWICH
Courtesy of ARARIO GALLERY, SCAI THE BATHHOUSE



2011 년 봄, 도쿄도 현대 미술관에서 열린 나와 코헤이(名和晃平/Kohei Nawa)의 개인전《Synthesis(신세시스)》에서 처음으로《Manifold(매니폴드)》모형을 봤을 때, 당시 3.11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직후여서인지 앞으로 완성될 작품은 무언가가 폭발하는 듯한 공포감을 주지 않을 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눈 앞에 펼쳐지는 것은 내 예상을 완벽하게 뒤엎는 광경이었다. 다이나믹하지만, 마치 살아있는 생물같은 유기적인 느낌마저 들었으니까 말이다.

[정보와 물질의 몬스터]



2013년 6월 19일, 천안 역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 충청점 입구 앞 아라리오 갤러리의 조각 공원에서 나와 코헤이의 거대 야외조각《Manifold》완성기념 오프닝이 있었다. 이곳은 세계적인 조각 작품을 야외에 설치하여 일반 시민에게 무료로 공개하고 있는 곳으로 아르망 (Arman ,1928-2005), 데미안 허스트 (Damien Hirst, 1965 -)와 키스 헤링 (Keith Haring, 1958 – 1990), 수보드 굽타 (Subodh Gupta, 1964 -)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조각 작품이 펼쳐진다. 2013년 6월, 이곳 조각 공원에 나와 코헤이의 신작《Manifold》가 영구 설치되었다.


2011년《 PixCell-Deer #24》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소장되어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나와 코헤이는 오늘날 일본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가 중의 한 사람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그리고 인터넷 사회와 리얼한 사회 사이에 존재하는 감각, 그리고 신체성을 통해 사회 안에 포함 된 정보를 작품에 반영하는 작업을 주로하며, 크리스탈 비즈, 폴리 우레탄, 실리콘 오일, 알루미늄 등의 신소재와 공업적인 소재를 주로 사용하여 제작하는 조각가이기도 하다.

《 Manifold (매니폴드=다양체·다기관)》는 ‘정보·물질·에너지’라는 셀(Cell/세포=구체)이 각각 서로를 끌어 당기는 ‘인력’으로 융합되는 모습을 형상화하며, 현대인들이 만들어 낸 문명의 찌꺼기가 폭발하기 직전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Manifold》는 수학 용어로 ‘다양체’, 기계용어로 ‘다기관’을 뜻한다. 실제 작품의 형태도 다섯개의 기둥 위로, 각각의 원형 덩어리들이 서로를 끌어 당기는 모습으로, 200개 이상의 다면체, 다기관이 하나의 덩어리로 뭉쳐져있다. 안은 텅 비어있지만, 외부 구조는 밖을 향해 날아 오르는 듯한 구조를 하고 있다. 이 모습은 마치, 빅뱅 직전의 상태를 표현하고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작품은《SCUM》이나《Villus》시리즈의 작품으로 부터 계속되고 있는, 나와 작품의 키워드인 ‘허무한 스펙터클’이나 ‘허무한 표피’로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 나와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이시대와 세계에서 일어나고있는 ‘정보의 몬스터’ 혹은 ‘물질의 몬스터’와 같은 것이 갑자기 도시에 나타나는 상황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천안이라는 도시가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이 조각 공원이 하나의 중심, 상징적인 장소라고 본다면, 이 장소에 하나의 시대의 척도가 될 수있는 조각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즉, 단순한 기념비적인 작품이 아닌, 지금까지 자신이 해온 작품과 관련이 있고, 지금까지 좀처럼 할 수 없었던 계획을 실현하고 싶었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표피와 내부감각의 경계에서

작품에 대한 접근방식으로는 Freeform라는 촉감 디바이스3D 조형툴을 이용하여 조형적인 감각을 신체적으로 확인하면서 제작했다고 한다. 완벽하게 디지털 안에서만 만든 작품을 실제로 거대화 시킨 것으로 순수 알루미늄 조각인《Manifold》는 중국과 일본 현지 공장에서 3년에 걸쳐 제작되었다. 올해 3월에는 작품 전체가 71개의 파트로 나뉘어 한국으로 수송되어, 3개월간의 설치 작업 후에 완성되었다. 신세계 백화점 충청점 입구에 영구 설치된 이번 신작은 200개 이상의 알루미늄 부품을 조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음새가 전혀 눈에 띄지 않는 완벽한 마무리를 보여준다. 또한, 알루미늄을 소재로 한 무게 26.5톤에 이르는 거대한 모뉴먼트의 조각작품이지만, 무게를 가늠하기 힘든 흰색으로 이루어져있다. 이처럼 조각적인 무게를 느낄 수 없는 특징은, 박제한 동물의 표피를 투명한 유리 구슬로 촘촘히 메운, 나와의 출세작이라고도 말할 수있는《 PixCell》시리즈에서도 볼 수 있는 나와 작품의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나와의 모든 작품에 공통되는 중요한 키워드는 ‘표피와 감각’이다. 나와는 표피와 내부감각의 경계에서, 정보로서의 소재를 디지털과 아날로그 사이에서 표현한다. 또한, 소재에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하여 시각적인 가능성을 우리의 감각과 상상력에 호소하고 있다. 2010년, 부산 비엔날레 참가를 계기로 한국의 아라리오 갤러리와 인연을 맺게된 나와는, 아라리오 갤러리의“300년 후에도 존재할만한 조각 작품을 만들어 달라”라는 제안에 따라 이번 신작을 제작했다고 한다.《Manifold》가 300년 후에도 이 곳에 있으리라 단언하기에는 섣부를 수도 있겠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300년 후,《Manifold》라는 작품을 통해서 2013년의 사회의 표피와 감각을 충분히 예상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점일 것이다.

写真:LEE Haneul



《Manifold》완성을 기념하고, 작품의 제작 과정을 알리기 위한 ‘1000일의 여정, 코헤이 나와의 매니폴드 다큐멘터리’ 라는 타이틀의 전시회역시,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에서 동시에 개최되었다. (7월 7일 종료)

이하늘 | LEE Haneul

한국 서울출신. 고등학교때까지 순수미술을 배운 후,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에서 패션을 전공했다. 현재, 큐레이터를 목표로 2010년부터 교토조형예술대학 예술표현 아트 프로듀스 학과, ASP코스에 재학중이다.

 

(Publication: 24 July 2013)